Industry Note · Generative AI
"신기해서 써보는 단계"는 끝났다. 이제 시장은 구독료를 낼 만큼 실제 생산성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는다. 그 질문의 답으로 떠오른 게 AI 에이전트다.
01 — 시장 규모
AI 에이전트는 쉽게 말해 개인 비서 같은 AI다. 묻는 말에 답만 하던 과거의 AI와 달리,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한다. 하기 싫은 일에서 사람을 해방시켜 주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돈이 실제로 도는 게 확인되면서 투자와 인재가 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에이전트 제품을 내놓고 한 달 만에 매출이 50% 늘었고, 에이전트 기능 하나만으로 큰 금액에 인수되는 회사들도 나오는 중이다.
02 — 도입 현장
앞서가는 기업의 질문은 이미 바뀌었다. "도입할까 말까"가 아니라 "어떤 일을 사람에게 남기고 어떤 일을 에이전트에게 줄까"다. 경쟁의 영역이 AI를 얼마나 실무에 연결했느냐로 확장된 것.
03 — 서비스 지형
GPT냐 클로드냐 제미나이냐를 일일이 비교하는 대신, 여러 모델을 한 서비스 안에 담아 작업에 맞는 걸 알아서 붙여주는 쪽이 소비자 선택을 받고 있다. 어떤 모델이 좋은지 고민하지 말고 결과물만 받으라는 접근이다.
대표적인 게 젠스파크. "똑똑한 성능이 아닌 모두를 위한 AI"를 내걸고 70개 이상의 모델을 탑재했다. 구독을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고, 모든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공유해 연계 작업이 쉽다는 게 강점. 2025년 봄 제품 출시 후 연 매출 2억 5천만 달러(3,500억 원 이상) 규모에 도달, 기업가치 1조 원을 넘긴 유니콘이 됐다. 비슷한 결의 마누스 같은 서비스도 계속 나오는 중.
04 — 다음 경쟁축
PPT도 코딩도 디자인도 에이전트가 다 하면 평균치의 뻔한 자료만 넘치는 거 아니냐는 반문이 나온다. 업계가 내놓은 답은 개인화다.
문제는 지금까지 내 생각과 톤이 담긴 맥락을 매번 손으로 떠먹여 줘야 했다는 것. 젠스파크는 메일·캘린더·메신저·미팅·문서에 흩어진 사용자의 모든 흔적을 모으는 세컨드 브레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냥 다 저장하는 게 아니라, 사람 뇌처럼 이해하고 엮어서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만드는 쪽이다.
똑똑함만으로는 차별화가 안 되는 시절이 오고 있다. 일할 때마다 모든 맥락을 다 알려줘야 하는 팀원과 일할 것인가, "그거 알지? 그거 했던 대로 해봐" 한마디를 알아듣는 팀원과 일할 것인가. — 인터뷰 중
그래서 ChatGPT·클로드·제미나이 같은 주요 AI들이 작년부터 올해 사이 기억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지난달 뭘 상의했는지를 기억하고 다음 대화로 이어간다.
AI가 나를 기억하기 시작했다는 건, 내 경험과 습관과 생각의 흔적이 하나의 자산이 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내 데이터를 어디에 쌓고 어떻게 쓰느냐가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AI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나라 중 하나다. 그 수용 속도를 나만의 맥락으로 쌓아가는 사람과 기업이 다음 5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누구나 AI를 쓰는 시대를 넘어, 누구나 AI 팀원을 갖게 되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