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 Politics

한 달 만에 10%p.
건드리면 안 될 걸 건드렸다

엔저도 버텼고 물가도 버텼다. 무너진 건 황실전범 개정 하나였다. 그것도 심사 시작 일주일 만에 통과시킨 채로.

SOURCE — 유튜브 시사 영상 구술 정리 POLLS — 7월 13일 / 18–19일

지지통신

49%
−5.3

아사히

53%
−7

마이니치

41%
−10 · 불지지 역전

ANN

49.2%
−10

왼쪽 점이 전월, 오른쪽 점이 7월 중순. 한두 곳이면 표본 문제지만 네 곳 전부 같은 방향으로 꺾였다.

01

무슨 법을 고쳤나

일본 황실전범 개정. 두 가지가 들어갔고, 그중 하나가 뇌관이었다.

개정 01

여성 황족, 결혼해도 지위 유지

기존엔 시집가면 황실에서 빠져 민간인이 됐다. 그 조항을 없앴다. 표면적으로는 여성 권한 신장.

개정 02 · 뇌관

옛 황족 남성 양자 입적 허용

그 양자의 아들에게 계승 자격을 준다. 대상 범위가 이론상 36촌~38촌까지 뻗는다. 사실상 남이다.

1947년 GHQ가 11개 궁가를 황실에서 떼어내 민간인으로 만들었는데, 그 후손들을 다시 끌어오는 문을 연 셈이다. 여론 반응은 간단했다. "저게 족보냐."

02

왜 여기서 폭발했나

현 덴노에겐 자식이 딸 하나, 아이코뿐이다. 현행법상 여성은 계승 불가. 그래서 여성 덴노 허용 여론이 요미우리 69%, 마이니치 72%로 이미 높았다. 적통이니 밀어주자는 정서다.

현 덴노 (나루히토)
적통 · 자녀 1명
직계
덴노의 딸
아이코
여론 지지 69~72%
계승 불가
아키시노미야
덴노의 남동생 · 안티 다수
히사히토
남계 후계 라인
계승 순위

개정 02는 여기에 36~38촌 양자 라인을 추가로 붙였다. 여성 계승 논의를 아예 우회한 것이다.

국민 다수가 원하던 방향이 아니라 그걸 영구히 막는 방향으로 갔다. 게다가 다카이치 본인이 사상 첫 여성 총리다. "네가 여성 덴노를 네 손으로 막냐"는 배신감이 겹쳤다.

03

하필 그 집안이 밉상이라

다음 계승 라인인 아키시노미야 가는 여론이 오래전부터 나빴다. 쌓인 게 세 건이다.

원래 미운 집에 다음 자리를 확정해 주는 법이니, 내용이 뭐든 곱게 보일 리 없었다.

04

아소 다로라는 그림자

아소 다로의 여동생은 황실로 시집갔고, 그 딸들이 미혼 여성 황족으로 남아 있다. 그러니 "결혼해도 지위 유지"라는 개정 01이 아소 가문의 혈맥과 정확히 겹친다는 얘기가 일본 내에서 돌았다.

맥락도 붙는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원래 유력했던 후보 대신 다카이치가 총리가 된 건 막판에 아소 파벌이 붙었기 때문이다. 뒷배가 아소면 아소에게 유리한 법을 밀 수밖에 없다는 그림이 완성된다.

05

타이밍이 최악이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황실법부터 손댔다. 중의원 다수를 가진 자민당이라 물리적으로는 가능했지만, 국민 눈에는 날치기로 보였다.

163엔
역대급 엔저 구간
트리플 야스
주식·채권·엔 동시 하락
7일
심사 시작에서 통과까지

"물가 올라 죽겠는데 우선순위가 그거냐"는 반발이 여기서 나왔다. 주가가 오를 때는 참아주던 층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06

수습 대신 자충수

지지율이 빠지는 와중에 총리 본인이 올린 SNS 글이 3,600만 조회를 넘겼다. 관저에서 청소·목욕·식사 준비·설거지·빨래까지 직접 하고, 새벽까지 국회 답변 자료를 쓰고, 오랜만에 다섯 시간이나 잤다는 내용. 취임 후엔 세 시간 수면이 일상이었다고도 했다.

친근함을 노렸겠지만 반응은 반대였다. "잠 안 자는 걸 자랑하는 총리는 처음 본다", "일은 못 하면서 바쁜 티만 낸다".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저 상태로 판단이 되겠냐는 우려로 번졌고, 해외 매체까지 이 걱정을 다뤘다.

"나는 기운이 아주 센 사람인데도 8시간 안 자면 일을 못 해요. 앞으로 잠 적게 자고 일한다는 놈이 있으면 병자 아니면 사기꾼이니까 그런 사람이랑 장사하면 안 돼."

정주영 — 영상에서 인용된 대목

여론조사가 7월 13일과 18–19일 기준이니 이 트윗 논란은 아직 수치에 반영도 안 됐다. 다음 조사는 더 빠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총리는 7월 24일 내각 개조 카드를 꺼냈다.

07

그래서 오래 갈까

Weakness

  • 떠난 민심은 잘 안 돌아온다. 특히 고연령층은 황실 건드린 걸 못 넘긴다
  • 경제 카드가 없다. 엔저·채권·주식 전부 안 좋음
  • 당내 기반이 원래 약하다. 아소 없이는 못 선다
  • "얼굴마담" 프레임이 붙기 시작했다

Buffer

  • 40%대는 기시다·이시바 최고치 수준이다
  • 중의원 다수는 그대로. 법은 계속 통과된다
  • SNS 화제는 다른 이슈로 덮인다
  • 내각 개조로 반등을 시도 중

정리하면 이렇다. 60%대를 오래 누린 건 "첫 여성 총리가 뭔가 바꾸겠지"라는 기대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다카이치가 우익 성향이고 아소가 뒷배라는 건 뽑기 전부터 알던 사실이었는데, 다들 "설마 저것부터 하겠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만에 해버렸다. 배신감의 정체는 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