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2시의 스튜디오는 어딘가 헐거워진 나사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목요일의 팽팽한 긴장감과는 다르다.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역사 개그맨 썬킴이 자리에 앉았다. 그는 자신을 '땜빵'이라 칭했지만, 그 단어에는 묘한 자조와 여유가 섞여 있었다. 마치 오래된 재즈바의 구석 자리를 차지한 단골손님처럼, 그는 익숙하게 마이크 앞으로 다가앉았다.
"이혼했습니다."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파국일 그 문장이, 이 공간에서는 가벼운 농담처럼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이제부터 시작될 거대한 비극을 이야기하기 위한, 일종의 튜닝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꺼낸 이야기는 방글라데시였다. 하시나 전 총리. 독재자. 그리고 1,400명의 죽음.
"작년이었습니다. 2024년, 방글라데시의 거리에서 1,4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썬킴의 목소리는 건조했지만, 그 내용은 습기를 머금은 솜처럼 무거웠다. 헬기에서 쏟아지는 기총 사격. 보이지 않는 하늘에서 죽음이 비처럼 내렸다. 서울 한복판에서 1,400명이 죽었는데 아무도 모른다면, 우리는 얼마나 외로울까. 그는 그렇게 물었다.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 젊은이들이 쓰러져가도,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는 맥주를 마시며 웃고 떠드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듯이.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도망쳤다. 그리고 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국경 너머에서 여전히 외치고 있다. "Make Hasina Great Again." 1,400명을 죽인 그녀를 다시 지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불가해한 인간의 본성이다.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모든 비극의 씨앗은 영국이 뿌렸다. 1947년, 영국은 인도를 떠나며 지도 위에 무심하게 선을 그었다. 종교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힌두교의 인도, 그리고 이슬람교의 파키스탄. 하지만 파키스탄은 인도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1,600km나 떨어져 있었다. 언어도, 민족도 다른 두 지역이 하나의 국가라니. 그것은 마치 물과 기름을 억지로 섞어놓고 '이제부터 너희는 하나'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동파키스탄(지금의 방글라데시)은 가난했다. 돈과 권력은 서파키스탄에 있었다. 결정적인 균열은 1970년, 거대한 태풍과 함께 찾아왔다. 100만 명이 죽었다. 동파키스탄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서파키스탄은 말했다.
"너무 멀어서 못 가. 각자도생해."
그 차가운 거절이 독립의 불씨가 되었다. 무지부르 라만. 방글라데시의 국부. 그는 독립을 선언했고, 파키스탄은 군대를 보냈다. 그때 등장한 것이 '라자카르'였다. 친파키스탄 민병대. 그들은 같은 민족 300만 명을 학살했다. 배신은 언제나 외부의 적보다 잔혹하다.
라만은 나라를 세웠지만, 영웅은 이내 독재자가 되었다. 그리고 1975년 8월 15일, 또 다른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라만과 그의 일가족 18명은 대통령궁에서 기관총 세례를 받았다. 유일한 생존자는 당시 독일 유학 중이던 장녀, 하시나였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했던가요." 썬킴이 하림의 노래 가사를 인용했다. 군부 독재는 또 다른 군부 독재로 덮였다. 살아남은 하시나는 1981년 인도를 거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민주화 투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니체는 말했던가. 하시나는 그 경고를 무시했다. 2009년부터 이어진 15년의 통치. 그녀는 아버지를 반대했던 모든 이를 '반국가 세력'으로 몰았다.
The Room of Mirrors
'거울의 방'이라 불리는 지하 벙커가 만들어졌다. 그곳엔 거울 하나와 거대한 환풍기 소리뿐이었다. 끌려간 사람들은 거울 속에 비친, 서서히 뼈만 남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쳐갔다. 비명소리는 환풍기 소음에 묻혔다.
비극의 도화선은 '공무원 할당제'였다. 전체 공무원의 30%를 독립 유공자 자손에게 주겠다는 정책. 가난한 청년들에게 공무원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왜 너희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가?" 분노한 대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아부 사이드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다가오는 경찰 앞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섰다.
"쏠 테면 쏴라."
경찰은 주저하지 않았다. 산탄총이 불을 뿜었고, 그는 쓰러졌다. 하시나는 시위대를 향해 말했다. "너희들은 라자카르의 후예들인가?" 그 말은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었다.
헬기가 떴고, 1,400명이 죽었다. 하지만 군부는 더 이상의 학살을 거부했다. UN 평화유지군 파병. 그 돈줄이 끊길까 두려웠던 군부는 하시나에게 등을 돌렸다.
"45분 남았습니다."
군 참모총장이 그녀에게 통보했다. 15년의 독재가 무너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고작 축구 전반전 시간과 같았다. 그녀는 짐을 싸서 인도로 도망쳤다.
지금 방글라데시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유누스가 이끄는 과도 정부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인도는 하시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정학적 계산기 때문이다. 하시나는 그 틈을 타 SNS로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개혁은 상대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단칼에 끝내야 합니다."
썬킴은 짐을 싸며 말했다. 시간은 흐르고, 분노는 희석된다. 어둠 속에 숨죽이던 옛 세력들은 그 틈을 타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그것이 역사가 주는 서늘한 교훈이다.
이야기는 끝났다. 썬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요일의 오후는 여전히 나른했지만, 스튜디오의 공기는 아까보다 조금 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1,400명의 죽음과 45분의 도주, 그리고 끝나지 않은 거울의 방 이야기가 그곳에 부유하고 있었다.